사우나, 그리고 망신살(亡身殺)
새로운 취미 하나 만들어봤습니다. 바로 사우나에요. 어렸을 적 아버지 손 잡고 놀러갔던 기억만 있을 뿐 정말 오랜만에 대중목욕탕에 방문해서 뜨거운 물에 몸도 담가보고, 간단히 사우나도 즐겨보고 했네요. 몸이 안좋아서, 사우나를 통해 몸보신?이 메인 목적 반, 혹시 모를 망신살을 떨쳐내기위함 반 정도의 의미를 갖고 다녀왔는데 생각보다 만족스럽네요.
사우나 망신살
대중목욕탕을 정말 정말 정말 오랜만에 다녀왔다. 그나마 청년이라 불리우는 세대들에게는 대중목욕탕보다는 찜질방이 더 친숙할 것이고, 그보다 더 젊은이들의 경우 목욕탕과 찜질방 모두 구시대의 유물로 생각하지 않을까. 아무쪼록 여차저차해서 대중목욕탕에 가서 몸도 좀 풀고 사우나도 즐겨보자라는 생각을 하게 됐는데 가장 먼저 드는 생각은 `그래서 대중목욕탕이 어디있지?`
어렸을 적 아버지 손 잡고 곧잘 다니던 대중목욕탕, 내가 어느정도 성장한 이후에는 같이 다니지 않았고 아버지만 드문드문 다니셨고, 그 이후 아버지도 방문텀이 길어지다가, 2020년 코로나라는 재앙이 터져버리면서 많은 목욕탕과 찜질방들이 문을 닫았기에 이게 있을까? 싶었는데 있더라. 생각보다 많더라.
아, 왜 사우나를 가려고 했냐고? 인터넷 떠돌아다니다가 망신살이라는 이야기를 접하게되서 다니게 됐다. 내가 뭐 사주 전문가는 아니니까 간략하게 이야기해보면, 망신살이란 단순하게 보면 주변사람들에게 망신을 당하는 안좋은 기운이라고 해석하면 된다. 보다 더 세밀하게보자면 물건을 잃어버리거나 투자 손실과 같은 것들을 비롯하여 주변인들의 신뢰를 잃어버리는 등, 폭넓은 의미를 갖고있다. 그냥 우리끼리 쉽게 이야기하면 일상생활 잘 하다가 개쪽당한다 정도의 의미.
그러면 나한테 망신살이 들면 나는 꼼짝없이 아무것도 못하고 당해야하는거냐, 그건 아니란다. 뭐랄까, 그러니까 망신살이 들면 그걸 어떻게든 해소해주면 된단다. 그래서 망신살을 떨쳐내는 방법 중 하나가 바로 대중목욕탕에 방문하는 것. 말마따나 남들 앞에서 알몸을 드러내는 것 만큼 망신스러운 일이 또 없잖음. 완전히 내 속내까지 완전히 드러나는 것이니까. 그래서 남들 앞에서 홀딱 벗은 모습을 보임으로써 망신살을 떨쳐낼 수 있다고 한다. 다행이다, 오늘날 대중목욕탕이라는 장소가 있어서. 사람들이 모여있는 장소(=대중목욕탕)에 가서 알몸을 내비침으로써 망신살을 떨쳐냄과 동시에 뜨신물로 몸도 지지고 사우나도 하고, 일석이조 아닌가? 아무쪼록 이렇게 눈속임하면 가중처벌 받는 것 아닐까? 싶은데 정말 이렇게해서 망신살을 해소할 수 있다고 한다.
나한테 망신살이 들었는지 안들었는지까지는 모른다. 막 사주를 열심히 보러다니고 하는 사람은 아니니까. 헌데 뭐 혹시모를 망신살도 떨쳐내고, 몸에 좋고 기분도 좋은 사우나도 즐기고 일석이조니까 나로서는 안 갈 이유가 없었고, 그렇게 오늘 대중목욕탕에 다녀왔다.
좋다. 조금은 이른 시간에 방문했더니 몇 안되는 어르신들만이 계실 뿐이었기에. 사실 사람이 얼마 없어서 이 정도로 망신살을 떨쳐낼 수 있을까? 라는 생각이 들기는 했다. 아무쪼록 내가 방문한 대중목욕탕, 사우나는 어렸을 적 아버지 손 잡고 방문했던, 그 때 그 시절, 그 감성을 오롯이 갖고 있는 곳이었다. 옷 홀라당벗고 먼저 샤워하고 온탕에 몸을 담그기도 하고, 열탕에는 발만 담구고, 사우나도 들어가고, 찬물로 마무리하고 집으로 돌아왔다.
기분이 썩 괜찮다. 썩 굳어있던 몸이 펴지는 느낌, 온몸에 피가 도는게 느껴지는 듯한 기분, 물론 어느정도 착각과 과한 만족감이 만들어낸 허상이겠다만 아무쪼록 굉장히 만족스럽다. 나도 나이가 먹었다는 반증이기도하겠지.
앞으로 매 달 1일에 사우나를 방문하는 것을 시작으로 매 한 달을 시작해보려고한다. 기분좋게 한 달을 시작하는데에 썩 괜찮은 방법이라고 생각하며 추가로 망신살까지 덜어낼 수 있다면 이보다 더 좋을 수 있을까.
아, 대중목욕탕 가격은 만 원 전후로 보면 될 듯 싶다. 신식은 조금 더 비쌀거고, 구식은 조금 더 저렴할 수도 있고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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